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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사치는 해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또 커피 볶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문을 열자 연기가 자욱해 불이라도 난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 장사해요? " 주인은 귀찮은듯 한다고 말하며 메뉴판을 내어옵니다. 아마 오전 내도록 커피를 볶았나 봅니다. 외부와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곳이라곤 작은 입구뿐인데 환기라도 시킬 것이지 문도 열어놓지 않고 자욱한 커피연기속에 들어앉아 있는 주인장이 미련해보이기까지 하더군요. 잠시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카페모카를 주문했는데 생크림 위에 시럽으로 그림을 그려넣은 커피는 여러번 봤지만 이번 것은 뭐라 설명하진 못하겠지만 맛이 차원이 다릅니다. 맛있는 커피에 기분이 좋아진 채 아무도 없는, 커피 연기 자욱한 넓은 홀에서 존재감없는 주인장과 희미한 옛음악소리를 함께 들으며 앉아있노라면 정말 말 그대로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더군요. 이렇게 손님이 없어서 월세는 어떻게 감당해 내는지 커피를 도대체 얼만큼 좋아하길래 이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꿋꿋이 커피맛을 고집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찻집을 찾아서 내가 커피를 시키면 주인은 흡연자인 나를 위해 조용히 환풍기를 틀어주고는 달각달각 커피를 내어오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지요. 귀가 솔깃할만한 사연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토록 홀로 커피를 고집하며 텅빈 가게에서 그에게는 익숙하기만 할 수많은 커피들과 함께 멈춰진 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인이 외로워보이기도 하지만 왠지 행복한 사람일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제 내 얼굴을 알아볼 법도 한데 반기는 기색도, 나를 기억하는 기색도 없이 한결같은 무뚝뚝함으로 커피를 내어오는 주인과 가게분위기를 이젠 나도 즐기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도 저녁을 사먹을 돈으로 비싸지만 즐거운 커피 타임을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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